[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정부는 재활의료기관 지정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급성기 치료가 끝난 후 아급성기 단계에서 적절한 재활치료를 통해 환자의 기능을 회복시킬 필요가 있음에도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재활의료에 대한 낮은 수가로 인해 환자의 재활치료를 지속하기 보다는 재원기간을 단축할 유인이 큰 반면 장기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요양병원은 집중치료를 통해 환자의 사회복귀율을 제고할 유인이 낮아 정작 아급성 단계에서 재활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충분한 재활치료를 받지 못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이른바 ‘재활유목민’이 양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시설, 인력, 장비 등 일정요건을 갖춘 병원을 지정해 기능회복 시기에 집중적인 전문재활치료를 제공하는 재활의료기관 지정제를 도입함으로써 회복기 환자를 대상으로 적정한 입원기간을 보장하고 집중재활치료를 제공하는 한편 운영과정, 치료결과, 사회복귀 등 결과를 평가하고 ‘급성기-회복기-유지기/지역사회’로 이어지는 재활의료전달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지정운영 모델의 적정성 등을 검토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활의학은 엄연한 한의과의 8개 전문과목 중 하나로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국민들이 재활치료를 위해 한의학을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의의료기관은 이번 재활의료기관 지정제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한의약 치료는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 운동기능 손상 치료 등 재활치료 방면에서도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2011년 기준 세계 전통의약 시장에서 72조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중의전통재활치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베이징전통의학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2008년 대지진 등 자연재해를 기점으로 기존 재활의학체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중점사업의 하나로 중의재활전문과실의 설립과 확산을 추진해 중의재활서비스와 기술을 발전시켜가고 있다.
재활의학의 체계적 발전과 관리를 위한 관련 제도의 제정과 정책 수립도 활발히 전개됐다.
2010년 위생부는 ‘종합병원 재활의학과 건설 및 관리지침’에 따라 2015년 전까지 중·서의를 막론한 전국의 2급 이상 종합병원에 중의전통재활치료를 포함하는 재활의학과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2012년 이후에는 ‘125재활의료공작 지도의견’과 ‘종합병원 재활의학과 기본표준’, ‘중의병원 재활과 건설 및 관리지침’을 차례로 발표, 중의재활치료의 정책적 근거와 구체적 방침을 내놨다(표1 참고).
국가중의약관리국은 2급 이상 종합병원의 중의재활전문과 설치운영 이외에도 중의재활의 특징과 장점을 종합적으로 발전시키고자 독립적인 ‘중의재활의학센터’를 설립하고 입원병동과 외래진료로 구분, 급·만성 질환의 중·장기 중의재활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표2 참고).
이와 함께 국가중의약관리국은 ‘전국 중의재활과 중점전문과 건설추진공정’ 계획을 수립하고 2013년부터 총 3년에 걸쳐 전국 2급 이상의 병원 중 기준에 부합하는 병원 200곳을 지정, ‘중의병원 재활과 건설 시범단위’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중의재활과의 체계적인 발전과 신기술 개발, 교육, 교류를 위해 국가급 ‘중의재활연구센터’를 푸졘성 중의약대학에 설치했다.
이 센터에서는 국내외 재활우세자원 정리 및 재활전문교육과 각 단계별 재활서비스 체계를 마련하고 중의재활의료기구 건설과 관리에 관한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재활치료에 중의약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국민건강 증진을 도모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양의계의 반대에 가로막혀 있는 형국이다.
현행 의료법상 재활의료를 담당하는 ‘재활병원’을 독자적인 체계로 분류하지 않고 있어 종합병원, 일반병원, 요양병원 등에서 그 기능을 일부 대신하고 있고 일부 요양기관의 진료과로 재활병동이 존재하고 있어 국민들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양질의 재활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韓, 재활의료기관 지정제 대상서 한의의료기관 제외
국민들이 양질의 한의 재활의료서비스 받을 기회 및 의료 선택권 박탈
이에 국회에서는 재활의료의 특수성을 반영한 독자적 법체계를 마련하고자 병원급 의료기관의 종류에 ‘재활병원’을 추가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는 ‘의료법 일부개정안’이 지난해 발의됐다.
하지만 이 발의안에서는 재활병원 개설권자에 한의사가 포함되지 않아 재활병원 개설권자에 한의사가 포함돼야 한다는 한의계를 비롯한 입법 전문가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의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 전문위원실에서는 양의사의 재활병원 개설을 허용하면서 한의사에 대해서는 재활병원 개설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 한의사의 경우 종전에 요양병원으로 분류돼 개설할 수 있었던 의료재활 시설을 더 이상 개설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개정안에 따르더라도 재활병원에서 한의사의 의료행위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 한의학에도 재활전문과목이 있어 재활병원 개설자격을 양의사로만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는 의견이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의사에게도 재활병원 개설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발의안을 심의한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이같은 의견에 공감대를 가진 여야의원 모두 재활병원 개설권자에 한의사를 포함시키고자 했으나 양의계가 반대하고 나섰고 무엇보다 양의사 출신 그것도 한의학 없애기를 모토로 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의 전신인 의료일원화특별대책위원회의 창립멤버이기도 한 박인숙 의원이 끝까지 반대의견을 굽히지 않아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지금까지 법안 처리가 보류된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나온 것이 재활의료기관 지정제도다 보니 의료법 일부개정안이 막히자 재활의료기관 지정제도로 방향을 틀어 먼저 물꼬를 트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정 대상에서 한의의료기관을 배제시킨 것은 문제가 크다.
현재 한의치료에 만족하며 한의의료기관을 이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양질의 재활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의료 선택권을 처음부터 박탈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의계 관계자는 “이미 많은 국민들이 널리 이용하고 있는 한의학은 재활치료에 특별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8개 전문과목 중 하나로 재활의학전문의를 배출하고 있다”며 “국민의 재활의료서비스 접근성 제고와 수준 높은 의료혜택 차원에서 한의의료기관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양질의 재활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정책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