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관련 고시 무효소송 2심 판결이 오는 8월20일 오후 2시에 있을 예정인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천연물신약 허가 고시 변경이 당초 천연물신약 개발 목적이나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 것이라는 감사원의 감사결과가 나와 이번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감사원은 기존의 한약·생약제제 등 전통적 의약품과 차별화된, 글로벌 기준을 총족하는 천연물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신약개발의 과정을 적용해 유효성분의 연구, 독성 및 약리작용 등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강화하고 천연물신약의 안전성·유효성 심사기준도 이에 맞도록 합리적으로 개선해 운용할 필요가 있으나 식약처는 당초 고시를 마련하면서 천연물신약의 제출자료 요건 및 심사기준을 종전의 자료제출의약품과 다른 범주로 구분해 신약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정해 놓고도 2008년 8월14일 해당 고시를 개정하면서 천연물신약의 정의를 신약과 자료제출의약품 즉 신약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약제제를 포함하는 것으로 변경하고 자료제출의약품에 해당하는 천연물신약에 대해서는 신약보다 완화된 기준인 자료제출의약품의 제출자료 요건 및 심사기준이 적용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천연물신약은 기존의 신약허가루트에 비해 제출자료 요건 및 심사기준에서 비임상 독성 및 약리작용 시험, 제1상 임삼시험 등을 면제받아 쉽게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결국 식약처가 고시변경을 통해 당초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고자 했던 의도와는 다르게 제도를 운용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는 최근 점차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신약 허가기준과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와 2015년 4월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허가를 받은 천연물신약이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은 물론 세계적 추세와 다르게 천연물신약에 대해 생식독성, 유전독성, 발암성 등 안전성 독성시험이 면제되고 성분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소홀이 됨으로써 천연물신약에서 발암물질이 지속적으로 검출되는데도 이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는 천연물신약 관련 고시 무효소송에서 대한한의사협회 측이 주장해 온 것과 일치한 반면 고시변경이 세계적 흐름에 맞춰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던 식약처의 입장과 전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한의협의 법무대리인인 화우는 그동안 법정에서 해당 고시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한의약적 원리에 기초한 의약품을 그대로 모방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 양약으로 포섭하는 도구화되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특정 약품이나 혹은 제제의 추출물을 한약이라 한다면 천연물질에서 특정 화학물질을 만들어 내고 특정 작용기전까지 밝혀내는 과정을 거쳐야 양약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해당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추출물이라는 점에서 한방원리에 기초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동안 한의협이 법정에서 강조해 왔던 이같은 주장들이 이번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됨으로써 한의협 측의 주장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반면 식약처가 개정해 운영해온 해당 고시는 잘못된 것이란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따라 식약처는 이를 개선해야 할 입장에 놓였을 뿐 아니라 천연물신약 허가 과정에서의 부적정한 사례들도 함께 드러남으로써 식약처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천연물신약 관련 고시 무효소송은 지난해 1월9일 1심 판결에서 한의계가 승소한 바 있으며 이에 식약처는 2014년 1월14일 항소장을 제출하고 보조참가자로 한국피엠지제약, 동아에스티, 에스케이케미칼, 안국약품, 녹심자, 대한의사협회를 참여시킨 가운데 4월 1차 변론, 7월 2차 변론, 9월 3차 변론, 12월 4차 변론, 2015년 6월 5차 변론을 거쳐 오는 8월20일 판결을 앞두고 있다.

1심에서 재판부는 해당 고시로 인해 한의사는 기존의 질병 또는 새롭게 나타난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게 되거나 기존에 존재한 처방을 응용, 발전해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할 수 없어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이고 생약제제 개념이나 천연물신약의 범위에서 한약제제를 제외할 합리적인 근거 없이 한의사의 면허 범위를 제외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고시를 규정함에 따라 이 고시에서 규정된 생약제제 및 천연물신약 개념을 전제로 한 이 사건 확인대상에 존재하는 위법사유는 중대하고 객관적으로도 명백해 무효하다고 판시했다.

이와함께 식약처가 이 사건 확인대상이 무효가 될 경우 의약품 품목허가 과정에서 큰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천연물신약 연구개발이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사건 확인대상이 무효가 되더라도 식약처가 신속하게 대체입법을 마련함으로써(현재 이 사건 고시의 개정작업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음) 제조·수입한 의약품 및 천연물신약의 품목허가 과정에서 입법의 부재로 발생하는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천연물신약의 외연이 넓어지고 한의사가 천연물신약 연구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바 있다.

  기사등록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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