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위생복리부, “중의사의 X-ray 검사 및 심전도 검사 가능하다” 유권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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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의료법 일부 개정안은 국회 계류 중
2014년 규제기요틴 포함 후 사회적 이슈에도 정부는 현재까지 뒷짐만
29일 열릴 한의정협의체에 이목 집중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로 양의계와 한의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 우리나라의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에 해당하는 대만 위생복리부가 중의사의 X-ray 및 심전도 검사와 판독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려 주목된다.

이번 유권해석은 지난 10월16일 중화인민 중의사공회 전국연합회의 ‘중의사의 의무검사지, X선 검사지 및 심전도 검사항목 발행요구권의 유무’와 관련된 공문에 답변한 것이다.

김동수 한국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대만 위생복리부는 이번 공문(衛部醫字第1061669205호)에서 “중의학과 복수 전공 또는 단독 전공(학사 후 중의학과 졸업자 포함)으로 졸업한 중의사 자격자로서 중의사 양성 교육과정에서 이미 의학과 관련된 훈련을 실시했으며 질병상태에 근거한 확진 시 필수 또는 보조진단 용도로 병정에 근거해 확진 시 필수 또는 보조진단으로 다음 검사단(일반 혈액‧생화학 검사, 소변‧대변 검사, 일반 방사선 검사, 정지 상태 심전도)을 처방할 수 있으며 기초적인 판독도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의료법 일부 개정안이 어렵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2012년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57회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한의사의 현대적 의료기기 사용 및 천연물신약 첩약권 확보 등을 위한 TFT 구성을 결의하면서 수면위로 올라왔다.

이후 2014년 12월28일 국무조정실이 규제기요틴으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포함시키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양의계가 항의하고 나서자 주무부처인 복지부가 미온적 태도로 돌아서면서 한의계의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2015년 1월 28일 김필건 한의협회장의 단식을 시작으로 2월1일 한의협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와 관련해 양의계에 맞서 총력 투쟁을 위한 ‘국민건강 수호를 위한 범한의계 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해 총력 투쟁의 닻을 올렸다.
급기야 전국의 한의사들은 시도지부별로 복지부 앞에서 규탄대회를 이어가기 시작했으며 정부 서울청사와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좌시할 수 없었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같은해 4월6일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확대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부는 현재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 협의체를 구성해 2015년 상반기까지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의 범위를 확정, 발표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초유의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모든 논의가 잠정 중단됐다.

다시 불씨를 살린 것은 2015년 8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였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 제한된 문제를 다시 제기했으며 당시 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연말까지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기준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2016년 1월 새해 벽두부터 한의사들은 또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각 시도지부 및 분회별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궐기대회가 전국적으로 잇따라 열리기 시작한 것.

그 결과 2016년 국정감사에 김필건 한의협회장과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이 증인으로 참석하는 등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여야 국회의원들의 끈질긴 요구에 정 장관은 연말까지 해결책을 내놓겠다고 약속했으나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자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9월 6일과 9월 8일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동 개정안에서는 “현행법령이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관리・운용자격에서 한의사를 배제하고 있는바, 이에 대하여 한의학이 의료과학기술의 발달에 부응하고 질병 진단의 정확성 및 예방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한의사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어야 한다”며 제37조제2항을 개정하고 제53조의2 및 제54조의2 신설을 통해 보건복지부에 ‘신한방의료기술평가위원회’를 설치, 보건복지부장관이 동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한방의료기기를 포함하는 한방의료기술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은 상임위를 거쳐 지난 11월22일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돼 논의됐으나 정부에 한의정협의체를 구성해 대안을 마련해 오라며 보류 결정을 내렸다.

이후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협의회는 지난 12월 10일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문재인케어 반대 및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반대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민의 시선은 싸늘했다.

한의협도 소아 필수예방접종사업과 노인인플루엔자 예방접종사업 집단거부사태를 예로 들며 “과거부터 국민 건강과 생명을 외면한 채 이익과 뜻에 반하는 정책이나 제도가 발표되면 진료를 거부하고 거리로 뛰쳐나갔다”며 “국민과 시민단체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국회의원들도 이기주의적 행태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만일 끝까지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려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양의사들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몰두한다는 여론의 호된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하며 “독선과 아집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국민의 편에 설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자성의 시간을 갖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처럼 한의계와 양의계가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복지부는 오는 29일 첫 한의정협의체를 가질 예정이다.
한의정협의체에서 어떠한 결론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