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셔․할랄 같은 갱신형 인증제도 도입 제안
개별인정형 제품 대하 광고심의 강화 필요
식약처, 원료 관리 시스템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 검토 중
건강기능식품 신뢰도 회복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

 

일반식품과 달리 국민건강 증진에 밀접한 관련이 있고 소비자를 현혹하는 유사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으로부터 소비자 피해방지를 위해 기능성을 가진 식품에 대한 체계적이고 일관된 기준을 마련해 불법식품을 근절하고 식품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영양 불균형 및 고령화에 대비한 고부가 가치 산업분야 육성 기반을 마련하고자 2002년에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이후 성장을 거듭해온 건기식 산업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며 2013년 말 이미 시장규모는 약 1조8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백수오 사태로 건기식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가운데 23일 국회도서관대강당에서 열린 ‘건강기능식품 신뢰도 회복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건기식의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특히 쎌바이오텍 정명준 대표는 업계 스스로 선제적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정 대표는 개별인정형 제품에 대한 광고심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개별인정형이 고시형제품보다 임상자료 결과물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 기능적인 부분에 대해 의약품에 가까운 광고를 더 많이 함으로써 소비자가 느끼기에 고시형 제품보다 우수한 제품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기존 초기에 심사를 통과한 원료에 대해 인증 이후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갱신형 인증제도 도입도 제언했다.
최근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통한 사회적 파장이 사후관리의 지속이 그 필요성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

정 대표는 “외국의 인증제도 중에는 매년 실사를 통해 초기 심사를 받을 때와 동일하게 인증제도에 부합되도록 하고 있는지 검사 후 재갱신을 해주는 코셔(Kosher)와 할랄(Halal)과 같은 제도와 같이 정기 갱신인증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개별인정형 심사제출 자료의 데이터 점증방법도 보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개별인정형 원료심사의 평가 근거 자료로 임상보고서 혹은 논문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제시된 자료에 대한 논문의 결과만을 심사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실험데이터의 처리 및 가공에서 고의적이든 비고의적이든 실제와 다른 해석의 오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실험들이 수행되었는지, 임상데이터를 통계적으로 처리한 결과가 정확한지 재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개별인정 승인 신청 시 제출되는 논문이나 자료에 신청 회사가 자체 수행한 실험결과는 신뢰성에 문제가 있는 만큼 자체 연구결과 외에 제3기관에서 수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쓰여진 논문이나 보고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권오란 교수는 기능성과 안전성 못지 않게 원재료 관리, 가공공정 관리 등에 대한 표준화에 주력할 것을 강조하며 이미 시행중인 건기식 원료의 이력추적제와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GMP)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 현재 건기식 업체가 자사 제품의 기능성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면 이를 식약처가 검토한 뒤 승인한 후 판매가 가능한 판매 전 인정 대신 건기식 업체로부터 기능성 자료를 전달 받은 식약처의 특별한 의견이 없으면 판매가 가능하도록 한 판매 전 통보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건기식이 국민건강 증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한 분석 없이 관련 산업 진흥과 지원만을 요구하는 것은 소비자를 납득시키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비자정책위원회 문은숙 제품안전의장은 “식품 분야로 계속 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품목은 물론 한의사들이 의약품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천연원료까지 건기식으로 들여옴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비용의 소비자 기회비용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가 소비자의 가장 큰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또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의 목적은 산업진흥이 아니라 분명히 건강보조식품의 폐해를 막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며 제도 수립 이후 10년 간 성장해온 건기식 시장이 국민건강 증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부작용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그래서 국가가 나서서 밀어주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에서 산업진흥만을 앞세워 규제 완화를 요구해서는 국민의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업계가 자율관리 방식을 요구하는데 대해서도 단순히 해외 시장의 규모를 비교하고 입맛에 맞는 해외 제도 사례를 들어 도입하자는 식으로 접근하기 보다 면밀하게 검토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기준을 스스로 만들고 시장 감시체계가 투명하게 잘 작동하는지를 살펴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됐을 때 법적 규제로 갈 것인지 자율관리로 갈 것인지를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양창숙 과장은 “원료관리에 철저를 기하지 못해 최근 백수오 사건이 발생하게 됐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최종 생산제품을 중심으로 관리해오던 것에서 벗어나 원료단계부터의 관리 강화를 위해 농식품부 등 관련부처와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새롭게 갖게 됐다”고 밝혔다.

건기식의 안전성 확보 없이는 시장의 활성화도 없다는 것을 교훈삼아 생산부터 판매단계까지 체계적인 원료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원료 진위판별 검사 및 자가품질검사 부적합 보고 의무화 등을 추진해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양 과장은 원료 관리 시스템을 포지티브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혀 제도 개선에 따른 파장을 예고했다.

  기사등록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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