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를 막지 못한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진 가운데 우리나라 공공 의료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보건복지위원회 문정림 의원 주최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의료, 어디로 가야 하나: 영리성 논란 그 후’ 토론회에서는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공공의료가 처한 현주소를 냉정하게 짚어봤다.
발제를 맡은 이규식 건강복지정책연구원장은 우선 영리화 된 의료 공급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원장은 “메르스 사태에서 봤듯 우리나라에서 일류 병원이라는 삼성 병원에서 60여명의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됐는데 우리가 중동에 가서 의료를 수출한다는 게 참으로 부끄럽다”며 “진료를 많이 했다고 의사들에게 성과급을 주고 있는데 의료가 상품도 아니고 반성해야 한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환경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현재의 의료 공급 체계에는 문제가 많다는 것.
“저수가 구조 하에 병원 인력 적게 쓰고 가족이 간병해 전염성 컸다”
이에 대해 공급자 단체 측인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문제”라며 “국민을 모럴해저드로 몰고 가는 시스템이 원인”이라고 이 원장의 의견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메르스 환자들이 확산된 서울 의료원, 동국대 일산병원 등의 경우를 봐도 수가가 낮다 보니 병원 인력을 적게 쓰고, 가족이 간병하고 그러다보니 전염되는 식”이라며 “비급여가 많으니 전염력에 있어서도 통제가 안 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공적 의료기관은 아무리 비효율적이라도 돈을 투자해야 하는 영역인데 국가가 외면하는 바람에 민간 의료기관에서 공적 의료의 역할까지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마치 이익만 취하는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공급자에게 충분한 돈을 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요양병원 당연 지정 때문에 공적 보험을 강제로 들게 하고 가격을 통제하고 있다”며 “의료는 공공재가 아니라 가치재로, 자유재 속에 공공성이 있어야 메르스와 같은 사태가 있을 때 막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영건 차의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공공병원과 정부의 무능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사스나 신종플루를 경험해서 음압 시설 있는 국립대나 지방의료원들부터 비상 매뉴얼을 만들고 의심되는 환자들을 우리 병원으로 유치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제 역할을 못했다”며 “삼성 병원만 욕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운을 뗐다.
특히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정부가 사스 넘기고 신종 플루도 통과하니까 설마 또 오겠냐는 안일한 생각으로 준비를 안 한 거 같다” “장관, 지자체장, 공무원들은 임기 끝나면 대충 넘어가려는 자세에서 과연 그동안 얼마나 많은 투자를 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은철 대한병원협회 보험위원은 정보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2003년 사스를 기가 막히게 방역한 엘리트 국가, 신종 플루도 잘 막은 국가지만 메르스에 대한 정보만큼은 부족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르스 전파력과 똑같은 메르스지만 환경이 변했을 때 전파율이 같다고 가정해 움직여서 틀린 건데 이런 상황에서 감염 전문병원 만든다고 해서 메르스 같은 질병이 또 안 나오겠나”라고 밝혔다. 하다못해 WHO가 크게 얘기하는 에볼라는 막는데 중요시 여기지 않는 메르스는 못 막는 정부의 정보 의존성을 지적한 것이다.
기사등록 윤영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