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통증? 소염진통제 보다 ‘부항’이 더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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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국내외 논문 1800여편 분석 결과
SCI(E)급 국제학술지 ‘BMJ Open’ 저널 게재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목 통증 관련 국내외 논문을 분석한 결과 부항치료가 기존의 소염진통제나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 보다 목 통증 완화 효과가 더 큰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이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이윤재 한의사 연구팀이 목 통증 완화에 대한 부항의 효과를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한 결과로 SCI(E)급 국제학술지 ‘BMJ Open(IF=2.413)’ 11월호에 게재됐다.
체계적 문헌고찰은 특정 주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검색하여 수집한 후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며, 메타분석은 이를 계량적으로 종합해 고찰하는 연구방법을 뜻한다.

이윤재 한의사 연구팀은 부항치료를 받은 성인 목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 강도, 기능장애와 삶의 질을 연구한 무작위대조시험연구(RCT) 논문을 분석하기 위해 국외 논문 검색 시스템인 Ovid-Medline, Ovid-EMBASE, Cochrane Central Register of Controlled Trials, China National Knowledge Infrastructure, J-stage, ISHUSHI 등에서 2016년 7월 22일까지의 논문을 수집했으며 국내 논문은 한의학술논문통합검색시스템(OASIS)을 활용했다.
그 결과 총 1861건의 논문을 수집할 수 있었으며 두 차례의 선택배제 과정을 거쳐 17건의 논문을 선정해 연구의 신뢰도를 높였다.

부항군으로는 건식(피를 뽑지 않는 방법)과 습식(점성출혈을 일으켜 피를 뽑는 방법) 등 모든 종류를 포함했으며 부항 기구의 종류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대조군으로는 목 통증 치료에 활용되는 물리치료, 소염진통제, 침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를 포함했다. 치료를 받지 않은 목 통증 환자도 비교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부항군과의 비교 분석은 무처치군(치료를 받지 않은 군), 대조군, 대조군 치료에 부항치료를 병행한 군으로 나눠 진행했다.

연구팀은 부항군과 무처치군에서 표준화된 평균차는 –2.42 (95% 신뢰구간 –3.98, -0.86)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통증 감소 결과를 도출했다.
대조군과의 비교에서는 평균화된 평균차 –0.89(95% 신뢰구간 -1.42, -0.37)로 유의한 통증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대조군에서 부항치료를 병행한 군과 비교했을 경우에는 표준화된 평균차가 –0.87 (95% 신뢰구간 -1.14, -0.61)로 나타나 대조군의 치료에 부항을 추가로 시행할 경우 유의한 통증 호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음의 숫자가 커질수록 대조군과의 비교에서 부항군의 통증 감소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

이처럼 목 통증에 대한 부항치료는 통증을 감소시키는데 유효한 효과를 보였으며 일반적인 일차 치료(소염진통제, 물리치료 등)보다 뛰어난 통증 완화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일반적인 치료와 부항치료를 병행할 경우 더 큰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윤재 한의사는 “이번 연구에서 목 통증에 대한 부항 치료가 유효한 치료법임을 입증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우려할 만한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면서도 “부항은 시술자의 숙련도나 시술방식 등으로 이상반응에 차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를 통한 표준화된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경항통(목 통증)은 현대인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떠오르며 사회경제적 손실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목 통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뉘는데 일차치료로 고려되는 약물치료 중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가 목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소화기계에 악영향을 끼쳐 위염과 궤양, 위장관 출혈 등의 부작용이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목 통증 치료의 대안으로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CAM)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부항 치료가 단순 근육통을 비롯한 여러 통증 질환 및 근골격계 질환에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부항이란 유리나 플라스틱 재질의 부항컵을 피부에 흡착시키는 의료행위로 동서양 모두에서 사용의 역사가 길며 널리 활용돼 왔으며 특히 운동선수나 군인처럼 활동량이 많아 근골격계 통증을 자주 느끼는 사람들에게서 선호도가 높다.
한국에서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한방 의료행위로서 통증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부항의 치료 원리는 부항을 피부에 흡착시킬 때 생기는 음압으로 피부 아래 혈관이나 조직에 미세한 파열로 자극이 생기면서 혈액과 림프순환, 신진대사를 높이는 기전을 통해 효과가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