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기구에 불과한 의·정협의체 산물인 노인정액제 양방 단독 개편 ‘용납 못해’
보건복지부의 관련 보도설명자료에 대한 주장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문제점 지적
한의협 성명, 어르신 진료선택권 보장 및 경제적 부담 경감 위해 끝까지 투쟁 ‘천명’

[한의신문=강환웅 기자]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2만 5000 한의사 일동이 성명서 발표를 통해 비공식기구에 불과한 ‘의·정협의체’의 산물인 노인외래정액제(이하 노인정액제) 양방 단독 개편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730만 어르신들의 진료선택권 보장 및 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천명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지난 19일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노인정액제 양방 단독 개편이 1년여의 논의를 거쳐 마련됐음을 강조하고, 한의와 치과, 약국은 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의 이 같은 주장은 문재인케어에 반발하는 양의사들의 눈치보기에 급급했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으로, 건강취약계층인 65세 이상 어르신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의료이용의 접근성을 향상시킨다는 제도 본래의 취지를 감안한다면 한의와 양의, 치과, 약국 등 모든 요양기관의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노인정액제 제도 취지 살리려면 모든 요양기관의 제도 개선 ‘당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양방과 단독으로 ‘의·정협의체’라는 비공식적인 논의기구를 통해 밀실협의를 지속해 온 반면 타 보건의료직역과는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고 개선 요구를 번번히 묵살해 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한의협과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3개 의약단체들이 이를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자 부랴부랴 지난 6일에서야 첫 대화의 장을 마련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20일 성명서 발표를 통해 “복지부가 한의과 치과, 약국 등 보건의료직역을 철저히 배제하고 양방하고만 1년여의 논의를 거쳤다고 밝힌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특히 ‘의·정협의체’는 박근혜정부가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를 실현하기 위해 양의사 달래기용으로 구성·운영해 오던 기구로, 이러한 협의체의 산물인 노인정액제 양방 단독 개편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인 ‘기회의 균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로움’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한의협은 복지부가 설명자료를 통해 제시한 양방 단독으로만 개선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양방만 정액구간 초과…한의진료 특수성 고려치 않은 오판 ‘지적’
이에 따르면 복지부는 양방의 초진료가 내년부터 1만5310원으로 정액구간인 1만5000원을 넘게 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양방의 노인외래정액제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한의진료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치 않은 오판이라는 지적이다. 즉 양방의원의 진찰료에는 외래처방료가 포함돼 있지만, 한의원의 진찰료에는 외래처방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진찰 외에 변증과 1부위의 침술만으로도 현행 정액구간인 1만5000원을 훌쩍 넘는 1만9123원이 된다. 이 같은 한의원의 실질적인 정액구간 초과의 문제는 이미 2011년(1만5589원)부터 7년간 지속된 상황이며, 노인정액제 개편은 양방보다 오히려 한의가 더욱 시급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정액제 적용구간 및 대상자 비율 등 비교기준 달리 적용 ‘오류’
또한 복지부는 한의 등 다른 분야는 정액제 적용구간 및 대상자 비율 등 제도적 환경이 다르고, 개편 방향이 양방에게만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 또한 비교기준의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협에 따르면 정액제 대상자 비율을 직역별로 비교하려면 동일한 상한액을 기준으로 비교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상식인데도 불구, 복지부는 양방은 상한액 기준을 1만5000원으로 잡아 65세 이상 어르신 환자 중 정액만 부담하는 비율을 70.8%로 발표하고, 한의는 상한액을 2만원으로 잡아 88.9%라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한의협은 “이 같은 오류가 있는 데도 복지부는 정액만 부담하는 비율이 양방보다 한의가 높아, 정액을 초과해 부담하는 비율이 높은 양방의 노인정액제 개편이 시급하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하지만 한의학정책연구원 조사결과 상한액 기준을 1만5000원으로 동일하게 놓고 봤을 때 진료비를 정액만 부담하는 비율은 양방 68.2%, 한의원 69.3%로 대동소이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결국 복지부가 양방 단독 개선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비교기준을 다르게 잡아 그 결과를 공개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양방 2천원·한의원 6천원 주장은 잘못?…비교기준 공정하지 못한 자료 제시
이와 함께 복지부가 노인정액제 양방 단독 개편이 진행될 경우 내년부터 양방의원은 2000원, 한의원은 6000원 부담하게 된다는 한의계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비교하는 기준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복지부는 한의과의 경우 투약처방이 있는 경우 총 진료비가 2만원이 되더라도 2100원만 부담한다고 설명했지만, 2016년 기준 65세 이상의 투약 발생 건수비는 약 40%로 이 같은 사례를 기준으로 잡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한의협은 “건강보험에 적용되는 한의의료행위 중 침과 뜸, 부항, 한의물리요법 등 투약 미발생 건수비가 약 60%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현행 1만5000원 상한액을 기준으로 내년도 상황을 예측해야 하며, 이 경우 노인정액제를 개편한 양방의원의 진료비는 상한액 2만원 기준 2000원이 되고 한의원 진료비는 6000원이 되어 3배 차이가 나게 된다”며 “그럼에도 복지부는 양방에 대해 구간별 정률제로의 개선으로 인한 노인진료비 부담 증가를 1차 의료기관 중심의 경증, 만성질환 관리를 통해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것이라는 방향성만 이야기할 뿐 구체적인 추계는 시행하지도 않으면서 한의와 치과, 약국에는 중장기적 개선방안에 대한 추가적 검토를 요구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 추계 시행 없는 양방에 비해 한의 등엔 중장기적 개선방안 대한 추가적 검토 요구 ‘모순’
이밖에도 복지부는 노인정액제 개편이 결코 양방에 유리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이처럼 구체적인 추계도 없이 936억원이라는 막대한 건보재정을 양방에만 퍼붓는 것만 보더라도 복지부의 말이 전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40여 차례에 걸친 한의계의 제도개선 요구를 외면한 채 양의사협회와의 밀실협정으로 노인정액제 양방 단독 개편을 결정하고, 이를 눈가리고 아웅식의 변명과 궤변으로 무마하려는 복지부의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의협은 “2만 5천 한의사 일동은 지금이라도 복지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정부부처로서 해당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바로잡는데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며 “만일 한의, 치과, 약국 등 보건의약직역의 뜻을 무시하고 노인정액제 양방 단독 개편을 끝끝내 강행한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한 저지투쟁에 나설 것임을 엄숙히 천명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Newsletter Updates

Enter your email address below and subscribe to our news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