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방의 한의 난임사업 보고서, 심각한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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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바른의료연구소의 한의 난임사업 폄훼 ‘반박’
“임신 중 한약 안전성·유효성, SCI 논문에 이미 게재”
복지부 “2016년 양방기관 중 30%서 임신율 0%”
저출산 극복 위한 난임치료의 올바른 방향 정책토론회

[한의신문=윤영혜 기자] 바른의료연구소가 ‘20~30%’로 조사된 지자체의 한의 난임사업 시범사업 성공률을 폄훼했으나 심각한 오류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양방 인공수정도 실제 성공률은 10%에 불과한 데다 심지어 2016년 양방 전체 의료기관 중 30%에서 임신 성공 케이스가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30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과 의협이 주최해 열린 ‘저출산 극복을 위한 난임치료의 올바른 방향 정책토론회’에서 손정원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보험이사는 “한의 난임사업의 치료 효과가 평균으로 따지면 10%라 유효성이 없다고 했는데 양방 인공 수정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10%에 불과하고, 심지어 보건복지부의 ‘2016년도 양방 난임 보조생식술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전체 양방 의료기관 중 30%에서 단 한명의 임신도 없었다”며 “이것만 갖고 양방의 보조생식술은 유효성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 있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양방의 보조생식술은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한의약 치료는 수정 이전에 임신을 준비하고 임신의 유지, 안정시키는 과정에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

또 한약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바른의료연구소의 연구보고서에 대해 손 이사는 “해당 보고서가 인용한 논문들은 한약재 한가지만을 실험동물인 작은 쥐에게 경구투여도 아닌 정맥주사를 통해 고용량으로 투여한 실험”이라며 “논문의 내용은 편향되고 왜곡돼 있다”고 지적했다.

양방의 왜곡된 보고서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7년 의협의 의료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임신 중 처방된 한약의 안전성 검토’ 보고서에는 임신 중 한약을 복용하면 위험하다고 돼 있는데 이와 관련 손 이사는 “해당 한약들은 임신 중이 아니라 임신 전에 임신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 처방되고 있으며 실제 한의원에서는 한 가지 약재가 아닌 복합처방을 통해 적절한 용량으로 처방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왜곡된 의협의 실험 결과를 뒤집는 SCI급 논문이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지난 2014년 독일의 Axel Wiebrecht 등이 발표한 ‘임신 중 17종 한약의 배아 독성과 기형유발 효과에 대한 두 건의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에 대한 연구 결과를 재평가(Safety aspects of Chinese herbal medicine in pregnancy—Re-evaluation of experimental data of two animal studies and the clinical experience)’라는 제하의 논문에 따르면 착상 유지 및 유산 방지를 위해 처방된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논문에서는 “임신 중 한약 사용에 대한 위해성을 입증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자료 역시 없다”고 결론지었다.

이어 손 이사는 “최대집 의협 회장의 인사말처럼 현재 난임 치료는 다층적, 유기적 대책이 필요하고 이명수 보건복지위원장 말씀대로 벽을 허물어야 할 시점”이라며 “더 이상 한·양방이 의료 직역간의 갈등에 갇힐 게 아니라 오로지 난임부부를 위해 힘을 합쳐 손을 잡고 국가적 위기 상황을 헤쳐나가자”고 강조했다.

◇“난임 치료 위해 한·양방 협력해야”

한편 이날 토론회는 △류상우 차의과대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교수의 ‘난임치료를 통한 저출산 극복’ △주창수 서울마리아병원 주치의가 ‘난임치료 급여화의 현황 및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김성원 바른의료연구소장이 ‘지자체 난임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과 개선방향’를 주제로 발표했고 패널토의에는 손정원 한의협 보험이사, 박광자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사무관, 이용권 문화일보 건강의학 담당기자, 이중엽 함춘여성의원 전문의가 참석했다.

패널토론에 참석한 이용권 문화일보 건강의학 담당기자 역시 난임 치료를 위해 의료계가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이 기자는 “예산과 선택에 대한 문제가 있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한·양방이 함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 더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라며 “지인의 경우 국내에서 시험관 시술을 여러 번 시도했는데도 실패했지만 해외로 가니 자연임신으로만 자녀를 둘이나 낳는 경우를 보고 의학적 시술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영향 등 스트레스 관리 등의 병행 치료를 하는 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로어에 있던 김승철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사장은 “오늘 한의계가 참석했는데 결국 한의든 양의든 환자 치료를 위해서는 근거 중심이 돼야 한다”며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함께 논의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조언했다.

정부측 관계자로 참석한 박광자 보건복지부 출산정책과 사무관은 “시술 비용과 비급여의 급여 확대 등을 검토해 달라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향후 전문가 자문을 통해 정책 방향을 이끌어 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난임 보조생식술 시술시 여성 건강에 대한 내용이 포함이 안됐는데 시술로 인해 몸에 무리는 없는지, 부작용은 없는지에 대한 연구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앞서 토론회를 주최한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44살까지로 돼 있는 난임 지원 나이 제한, 시술횟수 10회 제한 등의 획일적인 기준을 없애고 연구개발에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저소득층의 경우 시술 비용을 지원해서라도 아이를 낳으려는 의지가 있는 국민이라면 가능하도록 제도를 고치는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수 보건복지위원장은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10년간 저출산 대책으로만 130조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는데도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05명에서 올해 2분기 0.97명으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확실한 해결책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주창우 서울마리아병원 의사는 ‘난임 치료 급여화의 현황 및 문제점과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발표에서 현행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과 관련해 △현재 만 44세로 돼 있는 보험적용 연령의 상향 검토 △신선배아 4회, 동결배아 3회로 돼 있는 보험적용 시술횟수 추가 △현재 50만원으로 돼 있어 유명무실한 저소득층 지원 추가 △시험관 시술에 비해 비용이 1/3도 안되는 냉동배아이식은 횟수제한 없이 급여화 고려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