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이후 의사 출신 장관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해 온 의협이 정작 17년 만에 의사 출신이 장관 내정자로 확정됐는데도 환영 성명을 내지 않고 있다. 의원협, 전의총은 잇따라 반기를 들고 나섰다. 양의계의 전반적인 뒤숭숭한 분위기는 정 후보자가 그간 의협이 강력이 반대해 온 원격의료 추진의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정 후보자가 갖고 있는 특허만 21개로 21개 상당수가 원격진료, 병원자동화 등과 관련된 분야다.

2012년 6월22일 출원돼 지난 4월8일 등록된 ‘원격진료 서비스 시스템 및 방법’ 특허는 수술 후 퇴원한 환자의 만성창상(욕창·궤양 등 만성적으로 자리 잡은 상처)을 의료진이 원격으로 관리하는 서비스 방식과 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환자가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환부 영상과 문진 정보를 의사에게 전송하면 의사가 상처 관리법, 치료용 제품, 영양·생활습관 권고 등을 다시 환자의 단말기로 전송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한 의료정보 시스템’과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등도 특허에 포함돼 있다.

정 후보자의 특허 내용은 정부의 원격의료 도입 취지와 일치한다. 복지부는 “자가관리를 해야 하는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나 수술 후 퇴원 환자의 편의를 위해 원격의료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도서벽지·원양선박·전방부대·교정시설 등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1차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외딴 섬과 오지 군부대 등을 중심으로 2차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양의계, “원격의료 강행하면 장관 임명 반대” 전방위 압박

문제는 이러한 기조가 오진 우려와 의료정보 유출 가능성 등을 이유로 원격의료에 거세게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의협은 원격의료에 반발해 집단 휴진까지 강행한 바 있다. 정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하면 원격의료를 둘러싼 정부와 의협 간 갈등이 재점화될 양상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사태를 관망하는 가운데 대한의원협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이들은 “대기업의 이익을 위한 원격의료 확대를 강행하거나 의료산업화를 위해 의료제도를 더욱 왜곡시킨다면 정 내정자의 장관 임명을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전국의사총연합은 정 후보자가 지난 2012년 의료기기 상생포럼 총괄운영위원장, 웰니스포럼 자문위원을 맡았던 이력에 딴죽을 걸었다. 이들은 “의료기기 상생포럼이 8개의 의료기기 업체와 8군데의 대학병원들이 모여 의료기기 개발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인 만큼 원격의료 등과 관련한 책임있는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장관직 낙마를 위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의료혁신투쟁위원회는 공개질의서를 보내 “원격의료에 관한 특허권자를 복지부 장관에 내정하는 교만을 서슴치 않고 있다”며 “정 후보자는 원격의료 포기 선언을 전제해야 한다“고 압박해 장관으로 임명된다 하더라도 ‘의사 출신 장관’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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