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방 치료현황 분석, 침 치료가 양방 주사치료의 약 3배
자생한방병원, 편두통 환자 의료이용 현황…‘BMJ open’에 게재
- 강환웅 기자
- 등록 2023.04.10 10:28
일교차가 커지는 요즘 특히 주의가 필요한 질환 중 하나가 편두통이다. 즉 신체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심장 박동을 높이는 과정에서 뇌 쪽의 혈관이 급격하게 팽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머리로 향하는 혈관 주변 신경이 눌릴 경우 머리가 쑤시듯이 아픈 편두통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월 7만5293명이었던 편두통 환자 수는 4월에 접어들어 8만6774명으로 약 15.2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편두통 환자의 경우 매년 전체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 문제가 되고 있는데, 환자 수뿐만 아니라 치료 비용도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인구 6%에 달하는 상당히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편두통에 대한 국내 최신 의료 현황 파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이수경 한의사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자료를 활용해 국내 편두통 환자의 분포와 의료이용 현황을 분석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인 ‘영국 의학 저널 오픈(BMJ open, IF=3.007)’ 3월호에 게재됐다.
HIRA-NPS 자료 활용, 11만7157명 대상 연구
연구팀은 심평원에서 제공하는 국민환자표본(HIRA-NPS) 자료를 활용해 2010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총 9년간 편두통을 진단받고 1회 이상 한의진료나 양방진료를 받은 환자들 가운데 무작위층화 표본 추출을 거친 11만7157명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인구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편두통은 여성(72.9%)이 남성(27.1%)보다 2.7배 많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연령대는 △45∼54세(21.31%) △35∼44세(18.15%) △55∼64세(15.92%) 등의 순으로 나타나는 등 35∼54세 연령층에 해당하는 비율이 39.46%에 달했다.
또한 연구팀은 편두통 환자의 의료이용 내역에 대해서도 분석을 진행했다. 먼저 내원 유형을 살펴본 결과 외래 99.1%, 입원 0.9%로 대부분 외래 치료에 집중돼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편두통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과 달리 환자 거동에 제약이 없고 대부분 만성적이기 때문에 외래치료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편두통으로 인한 총 치료비의 경우 2010년 92만1858달러에서 2018년 171만1220달러로 85.63%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에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총 비용이 9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침치료 외에도 온냉경락요법, 뜸 등 활용
특히 한의치료와 양방치료 각각의 진료 건수 현황을 살펴본 결과, 한의치료에 해당하는 침 치료가 16만6430건으로 9년간 가장 많이 활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양방치료의 피하 또는 근육 내 주사가 5만7942건으로 가장 많았다. 더불어 한의치료 가운데 침 치료 다음으로는 △온냉경락요법 5만715건 △뜸치료 3만7573건 △건식 부항 3만503건 등의 치료법이 이뤄졌다.
이밖에 연구팀에서 진행한 편두통 치료에 사용된 약물 추이 분석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아세틸살리실산과 같은 단순진통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가 54.95%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편두통 예방약물 처방의 경우 2010년에 1만3600건이었으나 2018년에 2만546건으로 약 1.51배에 달하는 상승 폭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수경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편두통에 대한 의료현황을 한의와 양방으로 구분해 분석함으로써 한국의 이원화된 보건의료체계를 반영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향후 편두통 관련 질환의 건강보험수가 결정 및 예산 책정 등 국가 보건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함에 있어서도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