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학자들, 제 18회 ICOM 대회서 한·양방 미래 비전 제시
독일(8면)지난 16일 제18회 ICOM에서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일본 오키나와현 오키나와국제센터에서 열린 제18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에 참가한 서양 학자들은 지난 24일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함브레히트 부회장은 “2014년 경희대 한방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한·양방 협진이 이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면서 “한의사들에게 의료기기를 못 쓰게 하는 것은 멍청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덩 대표 역시 “한국은 의사 자격제도가 양방과 한방으로 나뉘어 있지만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바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안전성이 우려된다면 한의사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경쟁 관계가 아닌 상호 보완 관계에 놓여야 한다고도 했다. 덩 대표는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경쟁 관계가 아닌 보완·협력관계에 이다고 본다. 상호 보완 관계로 협력 도구가 되면 한의학에 대한 양의사들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단 얘기다.
◇獨·美 국민들, 한의학 인식 꾸준히 좋아져
한의학이 서양 국가에서 처음부터 인정받았던 건 아니다. 독일 연방 임상의 및 보험회사 위원회는 2000년대 들어 침에 대한 보험 급여 지급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침의 효능, 효과, 안전성 및 비용 효율을 검토한 결과 침 치료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양호한 결과를 얻게 됐다.
한의학을 비판하는 독일 의사들도 여전히 있지만, 9000여명의 의사들이 한·양방 협진을 연구할 만큼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게 함브레이트 박사의 얘기다.
함브레이트 박사는 제18회 ICOM에서 지난 1978년과 1951년에 각각 세워진 SMS와 DAGFA의 구성과 교육 시스템, 협력 프로젝트, 체계적인 업무 등을 소개했다. 특히 DAGFA는 지난 2006년 11월 한국을 방문,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경희대·약침학회 등을 둘러보는 등 한의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독일의 의과대학에서 내과를 전공한 함브레히트 부회장은 20대 초반에 어깨 통증으로 찾은 병원이 그 원인을 찾지 못한 뒤 침을 맞게 됐고 그 이후부터 침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현재 베를린에서 20년째 중의학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한편 덩 대표는 한의학에 대한 서구인의 인식 변화를 사례로 설명했다.
덩 대표는 “우리 병원에서 구강암 환자를 돌볼 때 양방의사와 한방의사가 협진하고 있는데 10년전쯤 새로 온 양방의사가 침을 놓으려는 한방의사에게 ‘지금 내 환자에게 뭐하는 거냐’며 그를 내쫓는 일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지금 한방 치료를 계속 받으러 오는 환자수를 고려하면 전체 환자의 양 80%가 한·양반 협진에 만족하고 있다. 덩 대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의 경우 한의학을 경험한 국민이 각각 40%, 20%에 달한다.
한편 국제동양의학회(ISOM)가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한국의 김필건 한의협 회장과 시도지부 임원을 포함, 600명의 세계 전통의학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2016년 4월 29일 기사등록 : 민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