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확대 관련 공청회 개최

환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 효과 검증위해 반드시 필요

복지부, 협의체 구성 마무리 단계…오는 6월까지 결론

양의계, “의료일원화 전제로 논의하자”며 논점 흐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확대 관련 공청회에서 양의계를 제외한 한의계와 언론, 시민단체가 한 목소리로 의료기기는 하나의 중립적인 도구로 더 이상 특정 직능의 점유물이 될 수 없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대한한의사협회 김태호 기획이사 △대한한의사협회 이진욱 부회장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공동대표 △한국일보 김치중 기자 △대한영상의학회 김윤현 의무이사 △가톨릭대학교 재활의학과 김준성 교수가 진술인으로 나서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김태호 이사는 환자들이 한의의료기관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근골격계 질환을 예로 들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불필요한 규제로 인해 환자들이 보다 정확하고 편리한 한의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지적했다.

의료기기가 서양의학적 원리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한의사들은 사용할 수 없다는 양의계의 주장에 김 이사는 골절에 한의학적 골절과 양의학적 골절이 별도로 있을 수 없으며 뼈가 부러졌다는 사실을 측정하고 객관적으로 진단한 후에 비로소 한의학적인 치료와 양의학적 치료로 나눠지는 것으로 결국 한의사의 진단기기 사용은 과학과 문명의 발전으로 개발된 도구를 활용해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진단을 내려 한의학적인 치료를 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의사들이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한의사협회 산하 연구기관 보고서에서도 한의과대학에서 강의로 가르치는 내용이 의대에서 강의로 가르치는 내용의 75%를 이미 포함하고 있으며 교육의 내용과 양에 있어 한의사들은 의사가 의과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의 3/4 정도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보고해 이미 한의사들은 충분한 교육을 통해 임상적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설명했다.

특히 김 이사는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세계 전통의학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중국의 예를 들며 한의학을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 할 ‘고대의 유물’이라는 틀 속에 가둬두어서는 안되며 우리의 미래를 여는 소중한 자산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을 주장했다.

이진욱 부회장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통해 국민들에게 주어지는 이점을 중심으로 설명해 나갔다.

“한의의료에 대한 통계청 및 보건복지부 조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타 종별의료에 비해 월등히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료의 객관화 및 접근성 제한 등으로 인해 한의의료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국민들은 여전히 높은 장벽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한 이 부회장은 2014년 1월 실시한 ‘한방병의원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65.7%가 한의병·의원에서 엑스레이와 초음파기기와 같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고 응답해 반대 의견보다 무려 3배나 높게 나왔을 만큼 국민 역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게 되면 한·양방 의료기관 중복방문으로 인해 발생되는 시간적·경제적 추가 비용 지출을 줄이고 오진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한의 치료 효과에 대한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규제가 풀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성 문제 지적에 대해 이진욱 부회장은 “국민의 편의성과 안전성 어느 것 하나 등한시 할 수 없는 문제”라며 “위험할 수 있으니 불필요한 규제를 그대로 둬야 한다는 식의 접근 보다 위험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전문가 집단으로서 한의계는 현재 양의계가 그러하듯 대학 교육을 보다 강화하고 철저한 졸업 후 교육으로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 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데는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을 대표해 나온 발표자들도 인식을 같이했다.

먼저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준현 공동대표는 “의료기기는 하나의 중립적인 ’도구‘라고 판단해야 하며 원칙적으로 의사와 한의사 쌍방 모두 사용에 있어서는 제한이 없어야 한다”며 한의사도 의료기기 사용에 제한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자의 ‘진단’으로 국한해서 본 때 의료기기 사용은 일종의 의사가 다양한 ‘가설’을 설정하고 이를 검증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상당부분 의료기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며 진단의 정확성은 치료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로 치료결과와 무관한 별개 영역으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다만 김 대표는 이러한 ‘도구’의 실제적인 사용 허용은 의사와 한의사 모두 적합한 ‘임상적 근거’를 제공했을 때 가능하며 의료기기 사용에 있어 분쟁이 아닌 상생할 수 있는 원칙과 규정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일보 김치중 기자 역시 “국민들의 의학적 지식수준은 세계적이다. 규제를 풀어도 한의사들이 능력이 없으면 시장에서 자연 도태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영원히 의료기기들이 의사의 점유물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료법 등 관련법은 물론 규제를 풀 수밖에 없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다.”며 의료기기가 특정 직군의 전유물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반해 양의계에서는 의료기기가 서양의학적 이론으로 개발된 것이며 양의학만으로 충분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교육도 충분치 않고 오남용에 따른 의료비 상승 및 국민 건강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논의를 해야 한다면 의료일원화를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논점을 흐렸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협의체 구성을 위한 마지막 단계에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양의계에서는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전제로 한 협의체 구성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협의체 구성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황이어서 복지부가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도 주목된다.

한편 이날 공청회를 앞두고 서울시한의사회 박혁수 회장과 인천광역시한의사회 황병천 회장이 국회 정문 앞에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제한 규제 철폐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펼쳤다.

김대영·윤영혜 기자